왜 성능이 아니라 신뢰가 무기가 되는가
유럽은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권이지만 진입 장벽의 성격이 다릅니다. 제품 완성도만이 아니라 시장 적합성, 지속 가능성, 규제 대응 역량을 함께 봅니다. 특히 데이터 보안과 규제 준수가 사실상 입장권입니다.
비바테크에서 만난 한국 팀들은 이 점을 정확히 공략했습니다. 한 팀은 공장 설비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공장 안에서만 수집·분석하는 온프레미스 구조로 제조 보안 규제에 맞췄고, 또 한 팀은 사내 데이터를 다루면서 ISO 인증과 GDPR 준수를 먼저 충족했습니다. 깐깐한 시장일수록 신뢰가 곧 진입 자격이 됩니다.
이미 현장에서 작동한다는 것의 의미
여섯 팀의 공통점은 빈손으로 전시장에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 팀은 에스토니아 탈린 시청과 공공 PoC를 진행 중이었고, 향 추천 팀은 로레알 코리아와, 3D 압축 팀은 현대중공업 PoC를 두고 PwC의 관심을 받았으며 전날 투자자로부터 150억 규모 투자 의향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더 똑똑한 AI를 보여주겠다고 온 것이 아니라, 특정 현장에서 이미 작동하는 AI를 들고 왔습니다. 환상과 임팩트를 가르는 선이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데모는 가능성을 말하지만, 레퍼런스는 작동을 증명합니다.
AX 현장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기업의 AI 전환에서도 같은 선이 보입니다. 가능성을 말하는 곳은 많지만, 실제 업무 한 곳에서 끝까지 돌아가는 것을 증명한 곳은 드뭅니다. 화려한 데모보다 한 현장에서의 완결된 작동이 훨씬 어렵고, 그래서 훨씬 가치 있습니다.
보안과 규제가 민감한 도메인일수록 이 원칙은 더 강해집니다. 약국, 병원, 제조처럼 데이터를 함부로 밖으로 낼 수 없는 현장에서는, 모델의 똑똑함보다 어디서 어떻게 데이터를 다루느냐가 도입 여부를 가릅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당신의 AI는 데모인가, 아니면 이미 누군가의 현장에서 돌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