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명령어 몇 개가 작업 방식을 바꾸는가
클로드 코드를 쓰는 사람은 빠르게 늘었는데 사용법의 편차가 크다. 한쪽에서는 에이전트 여러 개를 병렬로 돌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프롬프트를 잘못 줘서 코드가 엉키면 처음부터 다시 한다.
다시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되돌리는 기능이 이미 들어 있는데 모르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클로드 코드의 업데이트 주기가 짧아서 하루에 여러 번 버전이 올라가기도 하고, 그래서 새로 생긴 기능을 알게 되는 경로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데 있다.
아래 다섯 가지는 전부 클로드 코드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슬래시 명령어다. 별도 설치가 없고, 대화창에 슬래시(/)를 치고 이름을 적으면 된다. 잘못 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지금 열려 있는 세션에서 그대로 확인해도 된다.
여기 적은 동작은 2026년 9월 5일 기준 공식 문서로 확인한 것이다. 버전이 오르면 세부가 바뀔 수 있으므로 이상하면 문서를 먼저 본다.
1. /rewind — 망친 작업을 체크포인트로 되돌린다

먼저 체크포인트를 알아야 한다. 클로드 코드는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보낼 때마다 그 직전의 파일 상태를 자동으로 저장한다. 게임에서 턴마다 세이브 파일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이 저장 지점을 체크포인트라고 하고, 한 세션에 최근 100개까지 유지된다.
체크포인트는 대화와 함께 저장되므로 세션을 껐다가 다시 열어도 남아 있다. 다만 영구 보관은 아니다. 세션이 마지막으로 스냅샷을 남긴 뒤 약 30일이 지나면 정리된다(`cleanupPeriodDays` 설정으로 늘릴 수 있다).
여는 방법은 둘이다. `/rewind`를 치거나, 입력창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Esc를 두 번 누른다. 입력창에 글자가 있으면 Esc 두 번은 메뉴 대신 그 글자를 지운다. 지워진 글자는 입력 이력에 남으므로 위쪽 화살표로 되살릴 수 있다.
메뉴가 열리면 이번 세션에서 보낸 프롬프트가 목록으로 뜬다. 되돌아갈 지점을 고르고 나서 무엇을 할지 다시 고른다.
Restore code and conversation 코드와 대화를 그 시점으로 함께 되돌린다
Restore conversation 대화만 되돌리고 코드는 지금 상태로 둔다
Restore code 코드만 되돌리고 대화는 유지한다
Summarize from here 이 지점부터 뒤의 대화를 요약으로 압축한다
Summarize up to here 이 지점까지 앞의 대화를 요약으로 압축한다
Never mind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목록으로 돌아간다코드만 되돌리는 선택지가 왜 쓸모 있는가
위 여섯 중 세 번째, 코드만 되돌리는 선택지가 실험할 때 특히 쓸모 있다.
새로운 접근을 시켜 보고 결과가 나쁘면 코드만 되돌린다. 그러면 파일은 시도 전으로 돌아가지만 "그 방법은 안 됐다"는 대화는 그대로 남는다. 클로드가 그 맥락을 유지한 채 다른 방향으로 바로 넘어가므로, 요구사항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결과물은 마음에 드는데 대화가 길고 지저분해졌으면 대화만 되돌린다. 코드는 지키고 문맥만 정리하는 방식이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되돌리기가 아니라 요약이다. 고른 지점을 기준으로 앞 또는 뒤의 대화를 압축해 컨텍스트 공간을 비운다. 파일은 건드리지 않고, 원본 메시지도 기록에는 남는다. 요약 항목을 화살표로 고른 뒤 `add context (optional)`이라고 적힌 자리에 지시를 적으면 무엇을 중심으로 요약할지 지정할 수 있다.
코드 복원 두 항목은 고른 지점 이후에 추적된 파일 변경이 있을 때만 나타난다. 편집이 없었으면 메뉴에 대화 관련 항목만 뜬다.
되돌리기가 못 되돌리는 것 — 이걸 모르면 다친다

체크포인트가 추적하는 것은 클로드가 파일 편집 도구로 고친 파일뿐이다. 범위 밖이 넷 있고, 이걸 모른 채 믿으면 되돌린 줄 알았는데 안 되돌아간 상태로 작업을 이어가게 된다.
첫째, 셸 명령으로 바뀐 파일은 추적되지 않는다. `rm`, `mv`, `cp` 같은 명령으로 지우거나 옮긴 파일은 되돌리기로 복구되지 않는다.
둘째, 서브에이전트가 만든 편집은 대개 복원되지 않는다. 백그라운드로 도는 에이전트의 작업이 그렇고, 그건 git으로 되돌려야 한다.
셋째, 심볼릭 링크나 하드 링크로 걸린 파일은 건너뛴다. 이때는 `Restored the code, but skipped N files` 경고가 뜬다.
넷째, 클로드 코드 바깥에서 사람이 직접 고친 파일과 다른 세션이 고친 파일은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공식 문서도 체크포인트를 버전 관리의 대체재로 두지 말라고 명시한다. 세션 안에서 빠르게 되돌리는 용도이고, 영구 이력과 협업은 git이 맡는다.
2. /btw — 흐름을 끊지 않고 옆에 묻는다
`btw`는 by the way의 약자다. 클로드가 한창 작업 중인데 갑자기 다른 게 궁금해질 때 쓴다.
지금까지는 선택지가 둘이었다. 그냥 물어보면 작업 흐름이 끊기고 대화 기록이 지저분해진다. 새 세션을 열면 지금까지의 맥락을 그쪽이 모른다.
`/btw 질문`은 그 질문을 옆길로 뺀다. 본 작업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진행되고, 답변은 따로 표시된다. 지금까지의 대화를 전부 보고 있으므로 맥락을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고, 확인하고 닫으면 그 질문은 대화 기록에 남지 않는다.
질문 없이 `/btw`만 치면 가장 최근에 물었던 곁질문을 다시 보여 준다. 아직 하나도 안 물었으면 사용법 한 줄이 뜬다.
비용 면에서도 유리하다. 세션이 길어질수록 질문 하나하나가 비싸지는데, 이미 읽은 대화를 캐시로 재사용하기 때문이다. 긴 세션에서 특히 값이 있다.
3·4. /rename과 /resume — 세션은 사라지지 않는다
터미널을 닫으면 대화가 날아간다고 생각했다면 그렇지 않다. 공식 문서 첫 줄이 이렇게 시작한다. 세션은 프로젝트 디렉터리에 연결된 저장된 대화다.
즉 모든 대화는 세션이라는 단위로 로컬에 계속 저장되고 있다. 터미널을 꺼도, `/clear`로 비워도, 중단한 지점부터 다시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이름이 없으면 나중에 찾기 어렵다. 그래서 두 명령이 짝이다. 작업 중에 `/rename 이름`으로 세션에 이름을 붙여 두면 그 이름이 프롬프트 바에도 표시된다. 다음에 `/resume 이름`으로 그 세션을 바로 연다.
이름을 기억 못 해도 된다. `/resume`만 치면 세션 목록이 열리고, 방향키로 옮겨 다니며 스페이스를 누르면 그 세션에서 무슨 작업을 했는지 미리 볼 수 있다. 터미널을 새로 열었다면 `claude --resume`으로 같은 목록을 연다.
되살아나는 것은 대화만이 아니다. 도구 호출과 결과를 포함한 전체 기록, 쓰던 모델, 아직 만료되지 않은 예약 작업이 함께 돌아온다.
/rename auth-refactor ← 지금 세션에 이름을 붙인다
(터미널을 닫았다가 다시 열고)
claude --resume auth-refactor ← 그 세션으로 바로 들어간다
claude --resume ← 이름을 잊었으면 목록에서 고른다
claude --continue ← 이 폴더의 가장 최근 세션을 이어간다
(세션 안에서 다른 대화로 갈아탈 때)
/resume auth-refactor5. /insights — 내가 어떻게 쓰고 있는지 보고서로 받는다
공식 문서에는 한 줄로 적혀 있어 지나치기 쉬운데, 이 명령은 이 기계에서 최근에 돌린 세션을 분석해 HTML 보고서를 만든다.
보고서에 담기는 것은 셋이다. 어느 프로젝트에서 일하는지, 클로드 코드를 어떤 식으로 쓰는지, 그리고 어디서 일이 어긋나는지. 마지막 항목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세션을 몇 개 만들고 며칠이나 썼는지 같은 활동 통계부터, 어느 프로젝트에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지, 일을 시키는 방식이 계획을 먼저 세우는 쪽인지 일단 던지고 고쳐 가는 쪽인지까지 나온다. 어디서 반복해 막혔고 무엇을 자꾸 다시 시켰는지도 데이터로 짚어 준다. 마지막에는 이런 커스텀 명령이나 스킬을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까지 붙는다.
치는 법은 `/insights` 하나다. 보고서는 `~/.claude/usage-data/`에 HTML로 생성되고 기본은 영문이다. 클라우드 세션에서는 쓸 수 없다.
한 달에 한 번쯤 돌려 보기를 권한다. 같은 종류의 부탁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데이터로 보이면, 그 반복이 곧 스킬이나 커스텀 명령으로 만들 대상이다.
6. /doctor — 설치 상태 종합검진
`/insights`가 사용 습관을 본다면 `/doctor`는 설치와 설정 상태를 본다. 별칭은 `/checkup`이다.
점검 항목이 넓다. 클로드 코드가 중복으로 설치돼 있지 않은지, `PATH` 설정이 꼬이지 않았는지, 읽을 수 없게 깨진 설정 파일이 없는지를 본다. 그리고 안 쓰면서 컨텍스트만 차지하는 스킬·MCP 서버·플러그인을 찾아 그 비용과 함께 보여 주고, 느린 훅을 표시하고, 지금 쓰는 릴리스 채널에 새 버전이 있는지 확인한다.
`CLAUDE.md`도 손본다. 로컬 파일과 커밋된 파일의 중복을 제거하고, 코드베이스에서 클로드가 알아낼 수 있는 내용을 잘라 커밋된 파일을 줄이고, 남는 지침 중 항상 로드될 필요가 없는 것을 스킬이나 하위 `CLAUDE.md`로 옮긴다.
마음대로 고치지 않는다. 결과를 먼저 보여 주고 바꾸기 전에 확인을 받는 구조다. 전부 정리할지 골라서 정리할지 그때 선택하면 된다.
세션을 시작하지 않고 설치 진단만 보고 싶으면 터미널에서 `claude doctor`를 친다. 읽기 전용으로 결과만 출력한다.
오늘 해볼 것
다섯 가지 전부 되돌릴 것이 없는 명령이다. 지금 열려 있는 세션에서 순서대로 한 번씩만 쳐 보면 된다.
먼저 입력창을 비우고 Esc를 두 번 눌러 본다. 이번 세션의 체크포인트 목록이 뜨는 것만 확인하고 `Never mind`로 빠져나온다. 그 목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다음에 코드가 엉켰을 때 갈린다.
다음으로 `/rename`에 지금 하는 일의 이름을 붙인다. 터미널을 닫고 `claude --resume 이름`으로 돌아와 본다.
마지막으로 `/doctor`를 돌린다. 안 쓰면서 컨텍스트를 먹고 있는 스킬과 MCP가 몇 개인지가 대개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다음에 `/insights`로 한 달치를 본다.
그리고 공식 문서의 명령어 목록을 한 번 훑어 두면 좋다. 100개가 넘고 전부 알 필요는 없지만, 어떤 종류의 일이 이미 명령어로 있는지 감을 잡아 두면 다음에 막혔을 때 검색어가 생긴다. 업데이트가 잦으니 변경 기록도 가끔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