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대량생산 경쟁과 스페이스X 상장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현재 개념검증(POC)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양산 준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통상 2~3년 걸리는 검증 주기가 이 분야에서는 3~6개월 단위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으며,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연간 1만 대 생산 능력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8년을 로봇이 실제 공장에 투입돼 성과를 내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며, 이때까지 생산력·품질·단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테슬라는 로봇 전용 공장을 별도로 짓고 있고 피규어AI 역시 자체 공장 건설을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등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작년에 로봇 1만 대를 출하한 기업이 등장했을 정도로 앞서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들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펀드레이징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에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훈련 거점인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C)와 별도의 로봇 생산 공장을 조인트벤처 형태로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실제 채용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구글 딥마인드와 엔비디아가 현대차 공장에서 축적한 로봇 액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이 법인에 투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진행자들은 이런 대규모 투자 국면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하며 미래 산업에서의 국내 기업 간 협력 필요성을 제기했다.
LG는 4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 로봇 훈련소를 짓는다고 밝혔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보안 로봇 스팟과 아틀라스는 이번 월드컵 현장에 배치돼 브랜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로봇들이 리모컨 없이 자율로 경기를 펼치는 로봇컵 대회가 올해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하며 공모가 135달러 기준 시가총액 1조7500억달러, 공모금액 750억달러로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대 기록이던 사우디 아람코의 294억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받으면서까지 주관사 자리를 다퉜는데, 앞으로 스페이스X와 관련된 대형 딜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자체보다 발사체를 활용한 사업에서 수익을 낸다는 점이 핵심으로 꼽혔다. 재사용 로켓 팔콘9는 통상 10회 재사용을 기준으로 설계됐는데, 외부 발사 4회의 매출만으로 10회분 발사 비용을 충당할 수 있어 나머지는 사실상 무료로 활용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잉여 발사 능력을 활용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구축했고, 2023년부터는 스타링크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며 스페이스X는 사실상 통신 회사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의 다음 성장동력은 우주 데이터센터로 지목됐다. 스타링크와 동일한 방식으로 위성을 대량으로 띄우되 내부에 통신 장비 대신 컴퓨팅 장비를 탑재하는 구조로, 지상 데이터센터 대비 전력 확보나 인허가 부담 없이 태양광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앤트로픽에 연 150억달러, 구글에 연 110억달러 규모로 지상 데이터센터(콜로서스)를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AI 코딩 도구 커서와의 합병이 예상돼 연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6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실질적 가동 시점은 대형 재사용 로켓 스타십의 안정화 여부에 달려 있으며, 빠르면 2029년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매출 187억달러 기준으로는 주가매출비율(PSR)이 100배에 달해 고평가 논란이 일지만, 올해 확정된 계약 매출까지 반영하면 30배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최근 6년 평균 PSR이 15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이지만, 재사용 발사체를 보유한 경쟁자가 사실상 없다는 독점적 지위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다만 일론 머스크에 대한 의존도, 위성 급증에 따른 우주 혼잡·안전 문제, 정부 규제 가능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됐다.
연내 커서 합병에 이어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도 시장에서 거론된다. 테슬라의 로보틱스·자율주행 사업이 스페이스X의 AI·통신 인프라와 결합하면 수직계열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스마트폰 직접 연결(D2C) 서비스를 위해 국가별로 통신사를 인수하거나 별도 법인을 세울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진행자들은 상장 첫날 큰 금액을 베팅하기보다는 꾸준히 분할 매수하는 장기 보유 전략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