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Notes·2026-06-26

매도 사이드카 발동, 애플發 메모리 쇼크에 코스피 8%대 급락

애플의 가격 인상 발표를 도화선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다만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정부·기업 투자 기대감은 유지됐다.

시황

매도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8%대 급락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지수는 한때 8,170선까지 내려앉았다가 낙폭을 다소 줄여 8,200~8,300 선 사이에서 움직였고, 코스닥도 4~5%대 하락하며 848선 부근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원 넘게, 기관도 연기금을 포함해 동반 매도에 나섰고, 상승 종목은 코스피·코스닥을 합쳐도 200개를 밑돌 만큼 시장 전체가 위축됐다.

하락의 발단은 애플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시장은 이를 반도체 공급자와 수요자가 갈라서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이 여파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물론 일본 키오시아·소프트뱅크·어드반테스트·무라타 등 아시아 반도체 관련주 전반으로 번졌다.

낙폭이 커진 데는 지수 추종 ETF와 레버리지 상품의 무차별적 매매 구조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장주가 먼저 빠지면 지수가 밀리고, 지수를 따라가는 ETF가 바스켓 전체를 팔면서 낙폭을 다시 증폭시키는 식이라 트리거의 원인은 매번 다르지만 반응 패턴은 반복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연기금의 매매 전술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미 리밸런싱 구간을 넘어서 매도 자체는 불가피하다 해도, 급락일에는 오히려 사들이고 급등일에는 덜어내는 식으로 변동성을 눌러야 할 텐데 실제로는 위탁 운용사들이 수익률 경쟁에 매몰돼 변동성을 오히려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종목

국민성장펀드發 훈풍이 무산된 종목들, 클러스터 수혜주는 강세

국민성장펀드가 리가켐바이오와 LIG넥스원·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두 종목 모두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이 산업은행과 오리온홀딩스, 제3의 금융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약 3,3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리가켐바이오는 10%대 밀리며 14만원선까지 내려왔다.

전환가액이 약 14만 9천원으로 정해진 점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렸다. 통상 전환가는 투자자가 생각하는 최저 지지선 성격이 강해 오히려 저가 매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시장은 일단 주식 대신 대출성 자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로 받아들이며 전환가 아래로 주가를 눌러버렸다.

반면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기대감을 타고 반도체 소부장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테스가 두 자릿수 % 상승했고 PSK, 원익IPS도 강한 오름세를 보였으며, 광주신세계와 금호그룹 계열주가 상한가에 오르고 금호타이어도 20%대 급등하는 등 지역 관련주 전반이 들썩였다.

다만 이런 테마성 상승을 좇을 때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실제로 이익을 내는 회사인지, PBR이 낮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지, 그리고 클러스터 투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업을 하는지 세 가지를 살피고 인과관계가 두 단계 이상 멀어지는 종목은 피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산업·기업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임박

다음 주 월요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토공간대전환 민관합동회의에서 호남 지역 반도체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유력 후보지로는 첨단3지구, 해남 솔라시도, 광주공항 부지 세 곳이 꼽히고 있으며, 발표될 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전언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통령과 한 시간 넘게 회동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쪽에서는 전력 등 친환경 부문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도체 팹이 새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발주가 나는 분야가 장비인 만큼, 관련 종목들의 상승세는 발표 전부터 선반영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투자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문제를 풀 실마리로도 해석된다. 벌어들인 돈을 쌓아두기만 하지 않고 국내에, 그것도 상대적으로 산업 인프라가 부족했던 호남 지역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역 나눠먹기식으로 흩어졌던 국책 투자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다만 대규모 팹 가동을 위해서는 전력과 용수 확보가 관건이며, 해안선을 낀 입지가 유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

애플發 메모리 쇼크, 미국 빅테크·아시아 반도체주 동반 흔들

애플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애플 주가는 6%대 하락했다. 시장은 이를 두 갈래로 해석했는데, 하나는 가격 인상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였고 다른 하나는 메모리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였다.

앞서 마이크론은 매우 우수한 실적을 발표하며 아시아 시장 마감 후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정작 미국 시간외 거래에서는 6% 넘게 반락했다. 이번 국면은 반도체를 계속 비싸게 팔 수 있는 공급자와, 그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수요자 사이의 간극이 표면화된 첫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 구도가 뚜렷해질수록 반도체 관련주와 이를 소비해야 하는 빅테크 주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여파로 미국 M7 종목들은 최근 흐름 기준으로 약 10%가량 조정을 받았고, 알파벳(7월 22일 현지시각, 한국시간 7월 23일)과 메타(7월 29일) 등 주요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한 달가량은 관련 노이즈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같은 날 일본 키오시아는 9%대, 소프트뱅크는 12%대, 어드반테스트는 9%대, 무라타도 7%대 급락하며 아시아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정책

국민성장펀드와 지역 균형발전, 정부發 투자 드라이브

국민성장펀드가 유망 바이오·방산 기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며 정부가 특정 기업의 성장성을 공인해주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처럼 지분투자가 아닌 전환우선주·전환사채 형태로 자금이 들어갈 경우 주식 희석 우려로 오히려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례로 드러났다.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정부가 주도하는 국토 균형발전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그동안 지방 투자가 정치적 목적의 나눠먹기식으로 분산돼 효과가 떨어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반도체라는 특정 산업에 투자를 집중시켰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지역 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럼

광수 생각 — 반도체 호황이 소비로 이어지는 이유

반도체는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서 40%대 후반까지 올라섰고 증시 시가총액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것은 곧 수출이 잘 되고 무역수지 흑자와 GDP 성장률 상향 조정이 뒤따른다는 의미이며, 실제로 소비자심리지수와 수출 증가율 그래프는 놀라울 만큼 겹쳐서 움직여 왔다.

여기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예정돼 있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끌어올릴 요인도 남아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 때마다 이런 흐름이 반복돼 왔던 만큼, 반도체 업황 개선을 소비주, 특히 백화점주 강세로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눈에 띄는 변수는 외국인 관광객이다. 방한 외국인은 지난해 약 1,900만명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는 약 2,30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며, 정부는 2029년까지 3천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4월 누적 방한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약 677만명인데, 이들이 쓴 돈은 41% 증가해 씀씀이 자체가 커졌고 국적 구성도 중국·일본 비중이 50% 밑으로 낮아지며 다변화되는 추세다.

시동 생각 — 애플과 노키아, 영원한 1등은 없다

2005년 10%대였던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가파르게 뛰어올라 이후 15년 넘게 30%대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이번 메모리 가격발 가격 인상 발표는 이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아이폰 이전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도 한때 영업이익률 20%대를 구가했지만 스마트폰 전환기에 대응이 늦어지며 결국 시장에서 밀려났다. 애플이 AI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로 꼽히는 두 가지, 즉 AI 모델이 범용재가 될 것이므로 직접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과 거품이 꺼진 뒤 저가에 뛰어들겠다는 관망 전략은 공교롭게도 과거 노키아가 스마트폰에 대해 취했던 태도와 닮아 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알파벳 등은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까지 동원하며 AI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어떤 기업도, 어떤 산업도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 역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들이 호남 반도체 투자처럼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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