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5% 돌파, 전 세계 국채금리 동반 급등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종가 기준 5.006%로 마감하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10년물이 1996년 이후, 영국 10년물이 2007년 이후, 프랑스 10년물이 2008년 이후, 독일 10년물이 2009년 이후 각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전 세계 국채금리가 동반 급등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장기금리에 추가 상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진행된 20년물 미 국채 입찰에서는 수요 부진이 확인됐다. 응찰률이 2.57배로 최근 6개월 평균 2.65배를 밑돌았고, 예정 수익률 5.40%보다 높은 5.42%에 낙찰되며 일종의 프리미엄, 이른바 테일이 붙었다. 해외 투자자 낙찰 비중은 평균 68% 수준에서 한 달 전 62%로 낮아진 데 이어 이번에는 52%까지 떨어져, 해외 큰손들의 미국 국채 수요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해외 수요 공백을 개인 직접 낙찰(약 30%)과 미국 내 기관 투자자들이 떠안는 구조가 이어지면 장기물 국채가 빅테크 등 회사채와의 자금 조달 경쟁에서 추가 금리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전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10년물 금리 급등 배경에 대해 국제유가 급등 등 글로벌 요인과 함께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답했다. 그는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으나, 월가 일각에서는 바이백 시행 이후 오히려 장기금리가 튀어 올랐다며 이 평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금리 5% 돌파가 버블 붕괴 신호인지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과거 사례를 볼 때 10년물 금리가 5.0에서 5.3% 구간을 추세적으로 돌파하는 동시에 끈적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이 동반될 때 버블 붕괴 조건이 충족된다고 짚었다. 현재는 금리가 5%를 넘어선 첫 번째 조건은 충족했지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물가의 추세적 상승은 아직 뚜렷하지 않아 버블 붕괴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