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화 실탄 개입, 국민연금 환헤지 매커니즘
주말 사이 원달러 환율이 1560원을 넘어서며 1600원 돌파 우려까지 제기됐으나,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이른바 F4가 모여 비상 환율 대책회의를 열고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날 환율은 구두 개입 효과로 1518원까지 하락했고, 정규거래 대비 9원가량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유사한 메시지가 나오며 구두 개입 강도가 이어졌다.
구두 개입에 이어 실제 실탄 개입이 실행된 점이 이번 환율 안정화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국민연금이 환헤지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환율이 하루 만에 24원 하락했고, 다음날에도 추가 하락하며 1510원대까지 내려왔다. 국민연금은 과거부터 환헤지를 하지 않았을 때가 환헤지를 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나은 것으로 분석돼 왔으나,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달러를 사서 생짜로 들고 나가기만 하고 환율 상승 요인만 일으킨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전략적으로 해외 자산의 최대 15%까지 환헤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놓은 상태였다.
국민연금이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맺으면, 계약 상대방인 은행이 환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시중에서 달러를 빌려와 즉시 매도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시중에 달러가 공급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발생하는데, 이번에 국민연금이 이 규정에 따라 실제 환헤지를 실행하면서 시중에 달러가 풀린 것이 환율 하락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패널들은 이번 대응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실행됐다는 점에서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구두 개입만으로는 며칠 안에 시장이 이를 무시하고 원위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구두 개입 직후 실탄 개입까지 신속하게 이어지며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정책 대응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인 경상수지와 무역수지가 양호하고 달러 보유고도 충분한 상황에서, 이번 대응은 원화 약세에 대한 과도한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