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우주 인터넷서 우주 데이터센터로
스페이스X가 공모가 135달러, 시가총액 1조 7,500억 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한다. 공모 금액은 750억 달러로 기존 최대 기록이던 사우디 아람코의 294억 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돌아 역대 최대 IPO로 기록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수료로 주관사 경쟁에 뛰어든 배경에는 향후 스페이스X와의 추가 딜을 선점하려는 계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인 팔콘9은 전 세계 상업용 우주 발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전체 발사 횟수의 약 50%를 차지한다. 재사용 로켓 개발 초기에는 ULA 등 경쟁사로부터 경제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2018년 블록5 완성 이후 재사용 체제가 안정화됐다. 다만 정작 문제는 재사용으로 낮아진 발사 비용을 소화할 만한 외부 수요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자체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다.
지난해 스페이스X 전체 팔콘9 발사의 약 75%가 스타링크 임무였으며, 스타링크 매출은 2022년 약 10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고 작년에는 약 100억 달러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는 실질적으로 로켓 회사가 아니라 통신 회사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발사 자체는 원가 회수 수준이며, 팔콘9을 10회 재사용하도록 설계한 경우 외부 고객 대상 4회 발사 매출로 10회 발사 비용을 상쇄할 수 있어 나머지 6회는 사실상 무료로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번 상장 투자설명서에서 처음 공개된 스페이스X의 3대 사업축은 AI, 커넥티비티(스타링크), 스페이스(발사체)다. 특히 앤트로픽과 연 150억 달러, 구글과 11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공개됐는데, 이는 자회사 xAI(합병된 그록 운영사)의 콜로서스 데이터센터 유휴 용량을 외부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AI 코딩 도구 업체 커서 인수가 거론되며 연말 예상 매출까지 반영하면 지난해 매출 187억 달러 대비 시가총액 배수(PSR)는 약 100배에서 30배 수준까지 낮아진다는 계산이 제시됐다. 참고로 테슬라의 지난 6년 평균 PSR은 약 15배로, 스페이스X가 여전히 고평가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핵심 신사업으로 거론된 것은 우주 데이터센터다. 위성에 태양광 패널과 컴퓨팅 장비를 탑재해 지상 전력망·부지 규제 없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개념으로, 스타링크와 동일한 위성 발사·재사용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다. 구글과의 최근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역산하면 1기가와트당 약 500억 달러 수준으로, 몇 달 전 컨센서스였던 150억 달러 대비 세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나 컴퓨팅 부족 심화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의 안정화 시점으로, 재사용 기준 적재량이 팔콘9 20톤에서 스타십 V3 100톤, V4 200톤까지 늘어야 경제성이 확보되며, 스페이스X는 2028년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2029년 전후가 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 외에도 스페이스X가 연내 커서 합병에 이어 테슬라와의 합병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옵티머스 로봇과 자율주행에 필요한 AI·커넥티비티 인프라를 스타링크식 수직계열화로 묶으면 비용 효율이 커진다는 논리다. 나아가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D2C(다이렉트 셀룰러) 서비스를 위해 각국 통신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실제로 지난해 스페이스X는 에코스타의 주파수를 20조 원 넘게 들여 인수한 바 있다. 다만 우주 발사체·통신·데이터센터·AI 모델까지 단일 기업이 전방위로 장악하는 구조에 대한 정치적 반발과 규제 리스크, 위성 과밀에 따른 충돌·파괴 기술 우려도 함께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