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첫 FOMC 기자회견, 매파냐 비둘기파냐보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관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이 다음날 새벽 3시에 발표되고,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이 3시3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6%로 반영하고 있어 동결 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건은 동결 여부가 아니라 성명서 문구와 기자회견에서 나올 뉘앙스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연준 성명에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는데, 이번에 그 문구가 유지되는지 삭제되는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꼽혔다.
케빈 워시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그는 역대 최연소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을 지냈고 이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며 자진 사퇴해 매파 인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의 사퇴가 실제로는 금리 정책에 대한 확고한 철학보다는 공화당 정권과의 정치적 코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시가 과거 몸담았던 펀드가 현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사수·부사수 관계로 얽혀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이런 배경에서 그를 단순히 매파나 비둘기파로 규정하기보다는, 연준의 역할 자체를 축소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준 역할 축소론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워시는 금리 인상이나 인하 자체보다 대차대조표 축소, 즉 국채·채권 매입 축소 문제에서 더 뚜렷한 입장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연준이 시중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대차대조표 규모가 크게 불어난 상태인 만큼, 연준의 역할을 줄이려면 이 비대해진 자산 규모부터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한 언급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나올지, 나온다면 속도와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금리 동결 여부보다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연준 위원들 입장에서도 이번 판단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 지역 갈등 완화로 그 추세가 계속될지 불확실하고, 고용 지표 개선이 일시적 현상인지 구조적 추세인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더 모호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이런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기자도 워시가 연준 위원들의 표를 어떻게 모아낼 것인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FOMC는 큰 폭풍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은 성명서 문구와 대차대조표 관련 발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