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경계 속 순환매 장세
이날 코스피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0.04% 남짓 오른 8730선 부근에서 거래되며 소폭 양전을 유지했다. 외국인은 사흘 연속 순매수 이후 이날은 순매도로 전환해 1조2000억원대를 팔아치웠고, 원달러 환율은 1513원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코스닥은 바이오주 강세에 힘입어 1.4%대 오르며 1033포인트를 기록해 코스피와 온도차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온통 다음날 새벽 3시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 쏠려 있었다. 전날 미국 반도체 대형주들이 특별한 악재 없이 약세를 보인 것도 FOMC를 하루 앞두고 위험 회피 심리가 작동한 결과로 해석됐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9%, 1.3%대 조정을 받는 사이 그동안 소외됐던 바이오, 조선, 방산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순환매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AI 테마 자체를 이탈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쏠리는 분위기는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저평가돼 있던 경기 민감주에 다시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월간 펀드매니저 설문에서도 AI 비중 확대 응답은 여전히 많았지만 경기 민감주 비중을 늘렸다는 응답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종목 한두 개만 오르는 장은 오래가지 못하며, 여러 업종이 번갈아 가며 상승과 휴식을 반복하는 순환매야말로 시장이 숨을 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반도체가 쉬는 동안 바이오, 조선, 방산이 힘을 내주는 최근 흐름은 시장 전반에 매수 여력이 살아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됐다.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견조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일본은행 회의 이후 불확실성 해소 심리에 0.7%대 오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2013년 이후 약 12년 만에 지수가 7배가량 상승한 결과다. 반면 항셍지수는 0.8%대 내렸고 상하이종합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했으며, 대만 가권지수는 장중 1% 넘게 밀렸다가 낙폭을 0.5%대로 줄이며 미국 시장 움직임과 다소 분리된 아시아 시장의 독자 행보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