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차 보유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검토설
이날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뉴스는 삼성전자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배경에는 이번 주 토요일로 예정된 소프트뱅크 보유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10%의 콜옵션 행사 기한이 있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주 안에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행사하지 않을 경우 해당 지분이 매물로 나올 수 있고 그 인수 후보로 삼성전자가 거론된 것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로봇을 포함한 미래 성장 분야에서 다양한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 뉴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막대한 현금 보유량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보유액이 1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엔비디아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이 자금을 어디에 쓰느냐인데, 한국 기업의 저평가 배경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현금을 수익성 있는 곳에 투자하지 않으면 저평가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신규 파운드리·메모리 공장 증설은 과거 반도체 치킨게임처럼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반면, 신사업 지분 인수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새로운 분야 진출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적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지분 인수설이 갖는 두 번째 의미는 한국 대기업 간 협력 가능성이다. 전 세계 로봇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해야 할 상대는 중국 기업들과 테슬라 등인데, 현대차 단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만약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로봇 분야에서 손을 잡는다면 세계 최강 수준의 로봇 연합체가 탄생할 수 있고, 현대차의 엔비디아 협력 관계까지 고려하면 파급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는 협력을 잘하면서도 국내 기업 간 협력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반복돼 온 만큼, 이번 사안이 협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확인이 더 필요한 뉴스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일 뿐 아니라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승계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구조를 보면 소프트뱅크가 10%를 보유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정의선 회장 개인이 보유하고 있으며, 정 회장 개인 지분이 23%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를 상장한 뒤 정 회장이 개인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그룹의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는 구조인 만큼, 매각 대금을 상속·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쓸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적 라이벌 관계였던 삼성과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매개로 접점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재계사에서 이례적인 사건으로 평가됐다. 삼성이 소프트뱅크의 10% 지분만을 노리고 단순 시세차익을 위해 뛰어들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로봇 분야에서 카메라, 반도체, 배터리 등 삼성 부품 계열사와의 공급 협력까지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직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한 사안이지만, 성사될 경우 파급력이 매우 큰 메가톤급 뉴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