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메모리 가격 우려, 아시아 반도체주 동반 급락
이날 하락의 직접적 계기는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하면서 그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지목한 발표였다.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약 6% 급락했고, 시장에서는 두 가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하나는 기기 가격 인상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 위축이 다시 메모리 수요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메모리 가격 인상 속도가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확산됐다.
이 여파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급락했다. 일본에서는 키오시아가 9%대, 소프트뱅크가 12%대, 어드반테스트가 9%대, 무라타가 7%대 하락했다. 반면 전날 발표된 마이크론의 실적은 매출과 이익률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향후 수요도 견조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쳐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낙관론을 뒷받침했다.
진행자들은 오늘을 시장이 'AI 생태계 전체'와 '반도체 공급자·수요자 분열'을 구분해서 인식하기 시작한 첫날로 규정했다. 반도체 공급자는 가격을 계속 올리며 호황을 이어갈 수 있지만, 이를 사들여야 하는 빅테크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소비자 전가, 마진 축소, 혹은 생산·출시 지연 중 하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한두 기업의 조정일 뿐 AI 산업 생태계 전체가 끝났다는 신호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미국 빅테크(M7)의 실적 발표가 7월 22일 알파벳을 시작으로 7월 29일 메타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어서, 향후 약 한 달간 이 노이즈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도체를 제외한 M7 종목들은 최근 흐름에서 이미 10% 안팎 하락한 상태였으며, 반도체만 홀로 오르는 이례적 디커플링이 미국 시장에서도 관측됐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이 함께 보도됐다. 다음 주 월요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 회의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며, 첨단3산단·해남 솔라시도·광주공항 부지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통령의 회동,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환경·전력 투자 검토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