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 생각] 일본 니혼게이자이 반도체 몰락론의 오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독점적 지위가 미국의 견제로 1980년대 일본 반도체 산업처럼 몰락할 리스크가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반박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가격 담합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근거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 합산 약 60%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과 생산거점 미국 이전 강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진행자는 인과관계 오류를 지적했다. 1980년대 일본 반도체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해 미국의 통상 압박이 실제 있었지만, 몰락의 근본 원인은 통상 압박이 아니라 시장 변화 대응 실패였다는 설명이다. 대형 컴퓨터용 반도체에 집중했던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 PC 시대로의 전환, 즉 반도체가 범용·소모품 제품으로 바뀌는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자사 제품에 25년 보증을 제공하는 등 시장과 동떨어진 전략을 고수하다 도태됐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PC 시대 전환기에 저가·고속 생산이 가능한 범용 반도체로 시장을 석권했고, 이제는 데이터센터 시대를 맞아 반도체가 다시 특수 제품(HBM)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뒤쫓는 구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압박이 결정적 몰락 원인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왜곡됐으며, 기업 몰락의 본질적 원인은 대개 스스로의 전략적 실패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해당 니혼게이자이 기사가 익명의 한국 전문가를 인용한 2차 인용 보도이며 이를 국내 매체가 다시 재인용해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라는 점도 지적했다. 반도체 분야의 최고 전문가는 국내에 있으므로 오히려 외신 인용 보도보다 국내 전문가 분석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