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클레리티법 드라이브, 스테이블코인으로 국채 수요 확보 노림수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 CEO들을 불러 모아 클레리티법 통과를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클레리티법은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으로, 취임 초부터 거론됐지만 발행자 관리 감독 권한을 금융위·증권위 등 어느 기관이 맡을지를 둘러싼 쟁점 때문에 1년 넘게 표류해왔다.
이 시점에 법안 통과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국채 수요 확보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 예치에 대해 항상 1코인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로, 발행사는 신뢰 유지를 위해 예치금을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즉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질수록 국채에 대한 새로운 매수 수요가 자동으로 창출되는 구조다.
패널들은 이를 국채 시장의 근본 문제, 즉 '누가 계속 늘어나는 국채를 사줄 것인가'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해법 찾기로 해석했다. 재무부의 바이백, 금융기관에 대한 보유 압박에 이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매수 주체를 육성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클레리티법이 통과돼야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법 등 후속 입법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나 금융기관에도 미국 국채 매입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의 경제 규모 대비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낮은 편인데, 상반기 반도체 업종에서만 70조원 이상의 법인세를 걷은 만큼 그 일부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면 대미 관계에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만 과거 트럼프가 '만기 없는 100년 국채'를 매입하라고 압박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미국이 과거 금태환을 일방적으로 폐지했던 사례처럼 언제든 규칙을 바꿀 수 있는 상대라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경계론도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