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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사상 최고치 후 하락 전환,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매물 출회

시황 · 2026-04-23

코스피 장중 최고치 찍고 하락 전환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강세로 출발해 장중 6,557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외국인이 장중 한때 매수로 전환하면서 지수를 밀어 올리는 듯했으나 이내 다시 매도로 돌아섰고, 지수는 낙폭을 키우며 6,300선까지 밀려났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커 1,166포인트 부근에서 1%대 후반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원달러 환율은 1,483원 선에서 움직였다.

외국인은 이날 조선·방산 업종과 SK하이닉스 위주로 매도를 냈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매수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기존 보유 물량을 순환매하는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는 특정 종목이 오를 때 다른 종목을 팔아 자금을 옮기는 형태로, 지수 전체의 방향성보다는 종목 간 수급 쏠림이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패널들은 이런 병목 현상을 우려할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외국인이 대거 팔고 있는 건설·조선주의 경우 그간 수익을 충분히 낸 데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고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대형주가 장중 4% 이상 올랐다가 1%대로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되는 등 하루 안에서도 변동성이 커, 위험 관리 차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장 후반 하락폭이 커진 데는 대외 변수의 영향이 컸다. 미국 선물 시장이 1%가량 하락한 가운데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동반 약세를 보였고, 일본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1.5%까지 하락폭을 키우며 코스피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이번 하락은 한국 시장만의 개별 이슈가 아니라 국제유가 급등과 지정학 리스크에서 기인한 전반적 조정으로 해석됐다.

종목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 삼성전자 시총 1조달러 돌파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 37조6,000억원, 매출 52조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1.5%로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으며, 4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최근 한 달 기준 시장 컨센서스인 38조원대에는 소폭 못 미쳐 주가는 장중 127만8,000원까지 오른 뒤 하락 전환해 120만5,000원 부근까지 밀렸다.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이어졌다. 회사 측은 구글의 효율화 기술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공급과잉 우려를 일축했다. 새로운 방식의 장기 공급계약을 검토 중이라는 언급과 함께, 최신 규격인 HBM4E는 하반기 샘플 공급을 거쳐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패널들은 SK하이닉스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HBM 시장에서의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 독점력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디램 생산라인에서 HBM 비중을 늘리면 레거시 디램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상, 레거시 디램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굳이 생산을 HBM 일변도로 재편할 유인이 크지 않아 독점 구도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이번 분기 처음으로 순현금 35조원으로 전환한 점도 향후 투자·주주환원 전략을 가늠할 변수로 거론됐다.

삼성전자는 장중 4% 이상 급등하며 22만9,500원까지 오른 끝에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제치고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 12위에 오른 것으로,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의 1조달러 돌파 기록이다. 오전 11시 기준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도 여전히 삼성전자였으며, 다만 장 후반 들어 시총 상위 월마트(1조300억달러 안팎)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산업·기업

MLCC·기판·소켓, 반도체 부품주 강세와 조정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수익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인 업종으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기판·소켓 관련주가 꼽혔다. MLCC는 회로에 흐르는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며, 스마트폰·노트북부터 AI 서버까지 전기가 흐르는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전력 사용량이 많을수록 탑재량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AI 서버 수요 증가와 함께 관련주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글로벌 MLCC 시장은 일본 무라타와 한국 삼성전기 양강 구도로 형성돼 있으며, 최근 무라타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의 판매 단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기판 부문에서는 CPU·GPU 등 AI 연산칩을 만드는 데 쓰이는 FCBGA와, 여러 층의 회로를 쌓아 올리는 다층기판이 핵심 품목으로 꼽혔다. 소켓은 완성된 반도체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데 쓰이는 부품으로, 반도체 생산량 증가에 비례해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관련 종목으로는 MLCC의 삼성전기, 소켓의 리노공업·ISC·티에스이 등이 거론됐고 기판 부문에는 다수의 업체가 세부 영역별로 나뉘어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날 삼성전기는 장 후반 상승세가 약세로 전환됐는데, 최근 급등의 원인이 가격 인상에 있는 만큼 생산 가동률이 이미 90%를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 가격 인상이 제한될 경우 이익 증가세가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정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다만 이런 우려에 대해 반도체 등 AI 관련 투자는 비용 논리가 아니라 일단 시작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속성을 지닌다는 반박도 나왔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단기 원가 부담으로 쉽게 축소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시장의 예상보다 반도체 및 관련 부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하반기 전망으로 제시됐다.

거시경제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변동

최근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국제유가가 지목됐다. WTI 유가는 이날 94달러 수준까지 올랐으며, 이는 이란·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타난 급등세다. 원달러 환율은 1,483원 선에서 거래됐다.

패널들은 현재의 유가 급등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가 3~5년간 이어질 경우 전 세계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상승의 배경이 된 전쟁 이슈 자체도 영구히 지속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단기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조언이 제시됐다.

국제

이란·미국 갈등 재점화, 아시아 증시 동반 약세

이란과 미국 간 충돌 종료 여부를 둘러싼 뉴스가 재차 시장을 흔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충돌 종료와 관련해 정해진 시한이 없다고 밝히며 봉쇄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이는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선물 시장 1%가량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 여파로 코스피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일본 증시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5%까지 낙폭을 키웠으며, 이는 한국 증시의 하락이 국내 개별 이슈가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에서 비롯된 전반적 흐름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정책

밸류업 정책과 수급 기반 확충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최근 코스피 목표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두 번째로 꼽는 투자 테마로 밸류업 정책을 지목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밸류업은 저평가돼 있던 한국 기업의 가치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정상화하는 정책으로, 반도체 가격처럼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 변수와 달리 정부와 기업의 자체 노력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실행 가능성이 높은 카드로 평가됐다. 일본과 대만이 이미 유사한 카드를 소진한 반면 한국은 상법 개정을 3차까지 거치며 이 개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외국계 리포트에서 긍정적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선거 국면에 집중하면서 이런 개혁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처음에는 강한 추진력을 보이던 상법 개정과 시장 정상화 작업이 최근 들어 정체되는 양상이며, 변화는 속도가 핵심인 만큼 다시 추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수급 측면에서는 국민연금이 최근 국내 주식을 다시 소폭 매집하기 시작했고, 향후 논의가 필요하지만 퇴직연금의 기금화가 진행될 경우 약 450~5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자산 가운데 수백조원 단위의 신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 다만 서학개미 자금의 국내 복귀 속도는 더디고,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등 미국 대형 IPO 대기 물량이 자금을 미국 쪽에 묶어두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수급 개선 효과는 현재로선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상쇄되는 중립적 수준으로 평가됐다.

칼럼

장기적 시야로 위험을 낮추는 투자법

기업이나 산업을 전망할 때 1~2년 뒤가 아니라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이 오히려 예측 적중률을 높이고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단기적으로 다음 분기 실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실적을 통해 얼마나 장기적인 전망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투자의 본질이며 오래 시장에 남아 부를 쌓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 투자를 한 종목을 오래 보유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장기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더 먼 곳을 내다보고 길게 전망하며 주식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특정 종목을 무조건 오래 들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입해 볼 수 있다는 예시가 이어졌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3~5년간 유지된다면 전 세계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급등은 지속 가능성이 낮은 단기 현상으로 판단되며, 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과거 흐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 제시됐다.

짧게 생각할수록 오히려 예측이 틀리기 쉽고, 더 길게 사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일수록 역설적으로 맞출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도 짚어졌다. 이란·미국 전쟁처럼 하루하루의 속보에 매몰되면 시장을 예측할 수 없는 반면, 몇 주 뒤의 흐름을 가정하고 접근하면 상대적으로 위험이 줄어든 상태에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동 생각] 사상 최고치에도 사상 최대 공매도 대기자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날, 동시에 공매도 대기자금(대차잔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소개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이후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되사서 갚고 차익을 남기는 거래 방식이다. 이는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공존하도록 만들어 시장의 효율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제도로 설명됐다.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빌려야 하며, 이 과정을 대차라고 부른다. 대차잔고, 즉 공매도 목적으로 빌려놓은 주식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예비 공매도 잔량이 늘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공매도의 손익 구조는 일반 매수와 정반대라는 점이 강조됐다.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최악의 경우 원금이 0원이 되는 데 그치지만 상승 시 이론상 무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는 반면,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0원까지 떨어져야 이익이 극대화되는 한정된 이익 구조를 갖는 대신 주가가 오를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사들여 되갚는 이른바 숏커버링에 나서게 되며, 이는 오히려 주가 상승을 더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상 최고치와 사상 최대 공매도 대기자금이 동시에 나타난 현재 상황은, 역설적으로 지수가 한 번 더 오르기 시작하면 대규모 숏커버링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이런 수급 지표에 휘둘려 투자 판단을 자주 바꾸기보다는, 처음 특정 종목이나 산업을 매수한 이유가 유효한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그 이유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공매도 잔고 변화 같은 단기 지표만으로 매매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함께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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