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산업을 전망할 때 1~2년 뒤가 아니라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이 오히려 예측 적중률을 높이고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단기적으로 다음 분기 실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실적을 통해 얼마나 장기적인 전망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투자의 본질이며 오래 시장에 남아 부를 쌓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 투자를 한 종목을 오래 보유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장기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더 먼 곳을 내다보고 길게 전망하며 주식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특정 종목을 무조건 오래 들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입해 볼 수 있다는 예시가 이어졌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3~5년간 유지된다면 전 세계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급등은 지속 가능성이 낮은 단기 현상으로 판단되며, 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과거 흐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 제시됐다.
짧게 생각할수록 오히려 예측이 틀리기 쉽고, 더 길게 사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일수록 역설적으로 맞출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도 짚어졌다. 이란·미국 전쟁처럼 하루하루의 속보에 매몰되면 시장을 예측할 수 없는 반면, 몇 주 뒤의 흐름을 가정하고 접근하면 상대적으로 위험이 줄어든 상태에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동 생각] 사상 최고치에도 사상 최대 공매도 대기자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날, 동시에 공매도 대기자금(대차잔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소개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이후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되사서 갚고 차익을 남기는 거래 방식이다. 이는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공존하도록 만들어 시장의 효율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제도로 설명됐다.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빌려야 하며, 이 과정을 대차라고 부른다. 대차잔고, 즉 공매도 목적으로 빌려놓은 주식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예비 공매도 잔량이 늘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공매도의 손익 구조는 일반 매수와 정반대라는 점이 강조됐다.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최악의 경우 원금이 0원이 되는 데 그치지만 상승 시 이론상 무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는 반면,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0원까지 떨어져야 이익이 극대화되는 한정된 이익 구조를 갖는 대신 주가가 오를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사들여 되갚는 이른바 숏커버링에 나서게 되며, 이는 오히려 주가 상승을 더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상 최고치와 사상 최대 공매도 대기자금이 동시에 나타난 현재 상황은, 역설적으로 지수가 한 번 더 오르기 시작하면 대규모 숏커버링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이런 수급 지표에 휘둘려 투자 판단을 자주 바꾸기보다는, 처음 특정 종목이나 산업을 매수한 이유가 유효한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그 이유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공매도 잔고 변화 같은 단기 지표만으로 매매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함께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