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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FOMC 데뷔 앞두고 숨고르기, 삼성-현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설에 시장 촉각

시황 · 2026-06-17

FOMC 경계 속 순환매 장세

이날 코스피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0.04% 남짓 오른 8730선 부근에서 거래되며 소폭 양전을 유지했다. 외국인은 사흘 연속 순매수 이후 이날은 순매도로 전환해 1조2000억원대를 팔아치웠고, 원달러 환율은 1513원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코스닥은 바이오주 강세에 힘입어 1.4%대 오르며 1033포인트를 기록해 코스피와 온도차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온통 다음날 새벽 3시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 쏠려 있었다. 전날 미국 반도체 대형주들이 특별한 악재 없이 약세를 보인 것도 FOMC를 하루 앞두고 위험 회피 심리가 작동한 결과로 해석됐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9%, 1.3%대 조정을 받는 사이 그동안 소외됐던 바이오, 조선, 방산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순환매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AI 테마 자체를 이탈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쏠리는 분위기는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저평가돼 있던 경기 민감주에 다시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월간 펀드매니저 설문에서도 AI 비중 확대 응답은 여전히 많았지만 경기 민감주 비중을 늘렸다는 응답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종목 한두 개만 오르는 장은 오래가지 못하며, 여러 업종이 번갈아 가며 상승과 휴식을 반복하는 순환매야말로 시장이 숨을 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반도체가 쉬는 동안 바이오, 조선, 방산이 힘을 내주는 최근 흐름은 시장 전반에 매수 여력이 살아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됐다.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견조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일본은행 회의 이후 불확실성 해소 심리에 0.7%대 오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2013년 이후 약 12년 만에 지수가 7배가량 상승한 결과다. 반면 항셍지수는 0.8%대 내렸고 상하이종합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했으며, 대만 가권지수는 장중 1% 넘게 밀렸다가 낙폭을 0.5%대로 줄이며 미국 시장 움직임과 다소 분리된 아시아 시장의 독자 행보를 보여줬다.

종목

삼성전자, 현대차 보유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검토설

이날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뉴스는 삼성전자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배경에는 이번 주 토요일로 예정된 소프트뱅크 보유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10%의 콜옵션 행사 기한이 있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주 안에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행사하지 않을 경우 해당 지분이 매물로 나올 수 있고 그 인수 후보로 삼성전자가 거론된 것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로봇을 포함한 미래 성장 분야에서 다양한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 뉴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막대한 현금 보유량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보유액이 1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엔비디아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이 자금을 어디에 쓰느냐인데, 한국 기업의 저평가 배경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현금을 수익성 있는 곳에 투자하지 않으면 저평가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신규 파운드리·메모리 공장 증설은 과거 반도체 치킨게임처럼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반면, 신사업 지분 인수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새로운 분야 진출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적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지분 인수설이 갖는 두 번째 의미는 한국 대기업 간 협력 가능성이다. 전 세계 로봇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해야 할 상대는 중국 기업들과 테슬라 등인데, 현대차 단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만약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로봇 분야에서 손을 잡는다면 세계 최강 수준의 로봇 연합체가 탄생할 수 있고, 현대차의 엔비디아 협력 관계까지 고려하면 파급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는 협력을 잘하면서도 국내 기업 간 협력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반복돼 온 만큼, 이번 사안이 협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확인이 더 필요한 뉴스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일 뿐 아니라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승계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구조를 보면 소프트뱅크가 10%를 보유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정의선 회장 개인이 보유하고 있으며, 정 회장 개인 지분이 23%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를 상장한 뒤 정 회장이 개인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그룹의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는 구조인 만큼, 매각 대금을 상속·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쓸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적 라이벌 관계였던 삼성과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매개로 접점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재계사에서 이례적인 사건으로 평가됐다. 삼성이 소프트뱅크의 10% 지분만을 노리고 단순 시세차익을 위해 뛰어들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로봇 분야에서 카메라, 반도체, 배터리 등 삼성 부품 계열사와의 공급 협력까지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직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한 사안이지만, 성사될 경우 파급력이 매우 큰 메가톤급 뉴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바이오·조선·방산으로 확산되는 순환매, 한화오션 캐나다 LNG 협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정을 받는 사이 바이오, 조선, 방산주가 순환매 수혜를 입었다. 바이오 종목 중에서는 DND파마텍이 LG AI연구원과 인공지능 기반 차세대 펩타이드 신약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에 20%대 급등했고, 올릭스는 신약 파이프라인 관련 소식에 15%대 올랐다. ABL바이오는 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LNC바이오는 탈모 치료 효과가 확인된 스킨부스터 제품 관련 소식에 각각 14%대 급등했다. 알테오젠, 코오롱티슈진, 보로노이 등 다른 바이오 종목들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방산주 강세도 눈에 띄었다. 종전이 오히려 진정한 방산 발주의 시작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 포인트는 정세·실적·밸류에이션 세 가지로 정리됐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전력을 재배분하겠다는 전략을 밝히면서 유럽 등 주요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중동 분쟁에서 대량 소모된 미사일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만 약 4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발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적 면에서도 최근 분기 방산 부문 합산 매출 중 수출 비중이 48.5%에 달해 수익성 개선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지 않지만 한국 방산주가 비싼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증권가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한화오션은 이날 8%대 급등하며 방산·조선 순환매의 중심에 섰다. 캐나다 클린파워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해 연간 약 1200만톤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해상 부유식 LNG 생산기지 건설 프로젝트에 발을 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캐나다 잠수함 수주와 연계된 후광 효과를 노린 포석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다만 낙관에 대한 경계도 함께 제기됐다. 독일 주요 언론이 자국 업체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져, 아직 수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베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나왔다. 이밖에 LIG넥스원이 독일 라인메탈과 협업을 통해 유럽·나토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소식,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추가 취득해 지분율 9.97%로 2대 주주에 올랐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지며 방산업계 재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삼양식품은 3%대 강세를 보이며 최근 다소 밀렸던 주가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용기기·화장품·게임 등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에서도 완만한 반등이 관찰됐다. 반도체 대장주가 쉬는 국면에서 내수 방어주와 실적 개선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되는 것은 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다.

산업·기업

키옥시아 낸드 투자 신중론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가 이날 시가총액 기준 일본 증시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향후 3년간 연평균 약 4700억엔을 설비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2년 역대 최대 투자 규모보다 10% 적은 수준이다. 낸드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다.

그 배경에는 2022년의 뼈아픈 경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키옥시아는 약 1조엔을 투입해 욧카이치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했지만 곧이어 업체 간 치킨게임이 벌어지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을 겪었다. 이 경험을 계기로 키옥시아 경영진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보다 주주 환원을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도 견조한 현금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적절한 한도 내에서만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가격 상승(P)이 물량 증가(Q)보다 더 큰 이익을 안겨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굳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아도 가격 상승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전략에도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낸드 원재료인 웨이퍼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2028년 기준 가격이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이 경우 미국에 상장된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의 향후 3년간 주당순이익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언급됐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위, SK하이닉스가 2위, 키옥시아가 3위 순이다.

이번 뉴스는 반도체 업황이 곧 고점을 찍고 꺼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박 근거로도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설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업계 1위 업체들이 동시에 생산능력을 늘릴 경우 과거처럼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치킨게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장기공급계약(LTA) 확산이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론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5년 계약 체결을 언급했고, 샌디스크는 올해 초부터 LTA를 직접 언급해왔으며, SK하이닉스도 내년 물량 상당 부분을 장기계약으로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하락장에서도 물량과 가격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는 안전판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과거 2차전지 업계에서 극심한 공급 부족을 우려해 체결됐던 장기계약이 이후 상황 변화로 취소된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반도체 장기계약을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됐다. 다만 배터리는 미래 수요를 겨냥한 선구매 계약인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실사용 중인 수요를 기반으로 한 계약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왔다. 결국 키옥시아가 스스로 투자 확대를 자제하며 치킨게임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것 자체가, 반도체 업황이 단순한 순환적 호황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거시경제

케빈 워시 첫 FOMC 기자회견, 매파냐 비둘기파냐보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관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이 다음날 새벽 3시에 발표되고,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이 3시3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6%로 반영하고 있어 동결 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건은 동결 여부가 아니라 성명서 문구와 기자회견에서 나올 뉘앙스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연준 성명에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는데, 이번에 그 문구가 유지되는지 삭제되는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꼽혔다.

케빈 워시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그는 역대 최연소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을 지냈고 이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며 자진 사퇴해 매파 인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의 사퇴가 실제로는 금리 정책에 대한 확고한 철학보다는 공화당 정권과의 정치적 코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시가 과거 몸담았던 펀드가 현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사수·부사수 관계로 얽혀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이런 배경에서 그를 단순히 매파나 비둘기파로 규정하기보다는, 연준의 역할 자체를 축소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준 역할 축소론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워시는 금리 인상이나 인하 자체보다 대차대조표 축소, 즉 국채·채권 매입 축소 문제에서 더 뚜렷한 입장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연준이 시중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대차대조표 규모가 크게 불어난 상태인 만큼, 연준의 역할을 줄이려면 이 비대해진 자산 규모부터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한 언급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나올지, 나온다면 속도와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금리 동결 여부보다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연준 위원들 입장에서도 이번 판단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 지역 갈등 완화로 그 추세가 계속될지 불확실하고, 고용 지표 개선이 일시적 현상인지 구조적 추세인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더 모호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이런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기자도 워시가 연준 위원들의 표를 어떻게 모아낼 것인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FOMC는 큰 폭풍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은 성명서 문구와 대차대조표 관련 발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일본 증시 사상 최고치, 아시아 시장은 미국과 다른 행보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이후 불확실성 해소 흐름을 타고 0.7%대 강세를 보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장중에는 7만엔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약 12년 만에 지수가 7배가량 상승한 결과로, 한국 코스피도 충분히 이와 유사한 상승 여력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평가가 나왔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0.8%대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대만 가권지수는 장중 1% 넘게 밀렸다가 낙폭을 0.5%대로 줄이며 신규 상장주 관련 옵션 거래 영향으로 변동성이 다소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시장이 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인 것과 달리 아시아 각국 증시는 저마다 다른 재료에 반응하며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평가다.

칼럼

[시동 생각] JTBC 계열 기업회생 신청이 자본시장에 던지는 경고

중앙그룹 산하 JTBC 계열 5개 회사가 법원에 동시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지주사 격인 중앙일보는 별도로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회생은 법원에 채권·채무 동결과 회생계획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이고, 워크아웃은 채권자들과 직접 협상해 상환 유예 등을 논의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그룹 내 여섯 개 계열사가 동시에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는 점에서 방송·언론·콘텐츠 업계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준 사건으로 평가됐다.

이번 사태의 파급 범위는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JTBC 관련 계열사에서 약 1370억원 규모의 채무불이행(EOD) 사유가 이미 발생했고, 이는 계약상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다른 채권까지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기한이익 상실로 이어졌다. 중앙그룹 전체가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은 1조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자금을 빌려준 일부 보험사와 증권사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여진이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도 상당해 계속된 차환 발행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본 원인으로는 방송 광고 매출이 유튜브 등 대체 매체로의 이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구조적 문제가 지목됐다. 여기에 단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이어지는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을 약 7000억원 규모로 독점 계약한 것이 결정적 타격이 됐다는 분석이다. 과거처럼 중계권을 재판매해 수익을 내려던 계획과 달리, 지상파 방송사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중계권 구매를 꺼리면서 최근 월드컵 중계권 약 1900억원 가운데 KBS에 재판매한 금액은 140억원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재무 악화 속에서도 최근 한 달간 나온 증권가 리포트가 해당 상장 계열사에 대해 대체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용평가와 증권 분석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배경에는 한국 자본시장의 규모에 비해 신용평가·리서치 인프라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시스템적 문제까지 함께 점검해야 향후 유사한 투자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이번 사태를 다룰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함께 나왔다. 기업 부도나 회생 절차는 단순히 특정 언론사에 대한 호오의 문제가 아니라 그 회사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론 개혁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이번 사안을 접할 때는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함께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신용경색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현재 자본시장 규모와 정책 여건을 감안할 때 크지 않다고 진단되지만, 채권 문제 정리 과정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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