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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한 달 조정 속 외국인 매도 지속,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9월 이후

시황 · 2026-07-17

코스피 한 달 조정, 외국인 매도와 환율 약세 겹쳐

코스피는 6월 17일 9100선 부근에서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단기 고점 인식과 함께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LS증권 신중호 리서치센터장은 조정에는 시간 조정과 가격 조정이 함께 필요하다며, 이번 조정의 골이 깊었던 만큼 시간 조정은 최소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은 미국 VIX 대비 약 다섯 배 높은 수준까지 벌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율 약세와 관련해 신 센터장은 돈을 버는 것과 돈이 들어오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연간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가 약 18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나타났고,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상 재개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 등 다른 통화도 함께 약세를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유동성 지표인 M2 합산 증가율이 2월 고점 이후 꺾이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다만 외국인 매도를 반드시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는 진단도 나왔다. 상반기에만 코스피가 약 100% 오르면서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 차원의 트리밍성 매도가 이어졌고, 지수가 오를수록 시가총액 기준 지분율이 계속 높아지다 보니 매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지수가 7000 초반대나 6000대 후반까지 밀리면 오히려 외국인 매도가 잠잠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레버리지 ETF와 공매도발 변동성 확대도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서킷브레이커가 일주일에 두 번 발동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변동성이 나타났지만, 이런 급락을 겪으며 시장의 리스크 테이킹 강도가 스스로 낮아지는 자정 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적 시즌을 지나 8~9월로 넘어가면 현재의 급격한 변동성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종목

삼성전자·SK하이닉스, 컨센서스 논란 속 ADR과 메가프로젝트

반도체주를 둘러싼 최근 리포트 해석을 두고 진행자들 사이에 이견이 정리됐다. 한 증권사 리포트는 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다소 밑돌 수 있다는 취지였는데, 시장이 이를 과도하게 악재로 해석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충당금 약 4조원을 반영해도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HBM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만 상대적으로 눈높이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고점론을 제기해온 한 리포트는 구체적 근거 없이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둔화 가능성과 사이클 후유증만을 반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진행자는 반도체·AI 생태계 관점을 흔들 만한 실질적 근거를 담은 리포트를 최근 한 달간의 국내 리포트 30여 건을 모두 재검토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은 단순한 자본 조달을 넘어 소티지 국면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로 해석됐다. 대만 TSMC의 ADR과 본주 간 프리미엄 갭이 좁혀지지 않고 유지되는 사례가 함께 언급됐다. 이는 칩플레이션 국면이 저물고 물량(Q) 중심 국면으로 전환되는 신호로 풀이됐다.

미국 마이크론의 매출총이익률(GPM)이 약 85%에 달하면서 지속가능성 논란이 불거졌고, 이는 애플의 가격 인상과 메타의 수익성 중심 매출 전환 등과 맞물려 하이퍼스케일러의 케펙스 여력에 대한 단기 우려로 이어졌다. 이달 말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발표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7월 말 실적 발표가 향후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지목됐다.

산업·기업

K뷰티 밸류체인, ODM·OEM 제조사 vs 브랜드주 온도차

국내 화장품 산업의 밸류체인은 크게 제조를 담당하는 ODM·OEM 업체와 브랜드 업체, 그리고 수출 유통을 담당하는 플랫폼 업체로 구분된다. ODM은 자체 개발 레시피를 제안할 수 있는 업체이고 OEM은 브랜드가 가진 레시피대로 위탁 생산만 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ODM·OEM 업체로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CNC인터내셔널 등이 거론됐고, 글로벌 3대 업체로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이탈리아 인터코스가 꼽혔다.

10여 년 전부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예상됐지만 한국 연구인력 영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글로벌 톱3 지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설화수, 후 등 핵심 브랜드는 외주를 주지 않고 자체 생산하는 반면, 신생 브랜드들은 대부분 공장 없이 마케팅과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K뷰티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브랜드 관련주의 주가 상승폭은 제조업체 대비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논의됐다. 2014년 중국인 및 면세점 중심의 설화수·후 세트 성장기와 달리, 지금은 브랜드 수가 지나치게 많고 유행 주기가 짧아져 어떤 브랜드가 뜰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때문에 특정 브랜드보다 뒷단의 제조업체 위주 투자가 성장을 안정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제시됐다.

소비 시장 전반에서 브랜드 파편화가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미디어와 콘텐츠 소비가 알고리즘 기반으로 세분화되면서 대중적으로 통하는 히트 상품을 만들기 어려워졌고, 동시에 온라인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신규 브랜드 공급도 급격히 늘어나는 이중 파편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개별 브랜드 종목보다는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주와 한국콜마·코스맥스 같은 ODM 업체 위주의 접근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국제

연준 금리 스탠스와 AI 케펙스 확산이 관건

신중호 센터장은 코스피가 15000~20000선까지 재평가되려면 AI 확산에 따른 물량(Q) 증가가 필수적이며, 이를 앞당길 핵심 매크로 변수는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AI 투자는 현금이 풍부한 소수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들 역시 최근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에 의존할 만큼 현금 여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그동안 투자 여력이 부족했던 하이퍼스케일러 이외 기업들도 AI 투자에 본격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물량 증가로 이어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기업들의 케펙스 가이던스가 구체화되는 시점이 반도체주 2차 상승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당장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다음 주 발표될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금리 인상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제시됐다. 다만 최근 고용지표가 다소 둔화된 점은 긍정적 신호로 언급됐다.

정책

코스닥 승강제와 행동주의, 하반기 신뢰 자산 후보

신중호 센터장은 코스닥 승강제 시행 이후 부실기업이 걸러지고 스탠더드·프리미엄 시장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프리미엄 시장에 편입될 만한 실적과 지배구조를 갖춘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남 부동산과 의사 자격 정도만 신뢰 자산으로 인정받던 한국 사회에서 전자닉스 같은 반도체 종목이 새로운 신뢰 자산으로 부상했듯, 코스닥 우량주도 그런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이 과도하게 많은 저평가 기업들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사회가 주주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압력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승강제로 인해 부실 경영진이 과거처럼 개선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8월 중소형주 상반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이런 흐름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칼럼

[시동 생각] 조정장의 솔직함과 시장 구조 개혁 과제

박시동 대표는 이번 조정 국면에서 진행자들이 각자 어떻게 대응했는지 솔직하게 공유했다. 신뢰가 낮은 종목은 이미 정리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확신이 있는 종목은 그대로 보유하며 기다리겠다는 입장, 지수 ETF와 반도체 비중을 35% 줄여 향후 기회에 대비했다는 입장, 계좌를 아예 열어보지 않고 리포트만 재검토했다는 입장이 각각 소개됐다. 시장을 향한 신뢰 자체는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된 결론이었다.

박시동 대표는 현재 코스피 급락의 근본 원인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 레버리지 ETF발 무차별적 변동성이라고 진단했다. 알테오젠 이슈로 코스닥 대장주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동반 급락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음전으로 돌아서면 무관한 종목까지 무차별적으로 매도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시장이 호재와 악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마비 상태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공모펀드 시장의 획일화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과거에는 가치형·중소형·기술형 등 색깔이 뚜렷한 펀드들이 존재해 개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골라 투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펀드가 시장 지수만 추종하는 획일적 구성이 되어 투자자들이 굳이 수수료를 내고 펀드에 가입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진단이다. 이는 ETF가 지수 추종 비중 제약을 받는 구조와 맞물려 시장 전체의 다양성 상실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박시동 대표는 미국의 초대형 나무 제너럴 셔먼이 주변 나무들과 뿌리를 얽어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비유를 들며, 지금은 투자자들이 서로 손잡고 솔직하게 연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진행자들도 실수할 수 있다는 점을 솔직히 공유하는 것이 시장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황이 역대급 저점 라인에 근접했다고 보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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