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 반등에도 코스피 장중 4% 넘게 하락
코스피는 2.6%가량 내린 5,616선에서 거래됐다. 오전 10시 10분께에는 낙폭이 4%를 넘겼다가 일부 만회했다. 코스닥도 2%대 하락한 790선에 머물렀고,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하락 종목 수가 크게 늘었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 시장에서 모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거래소 현물에서 조 단위 매도가 이어졌고, 선물에서도 장중 5,000억원을 넘는 매도가 관측됐다. 원·달러 환율은 1,329원대로 원화 강세를 보였지만, 환율 하락이 주식시장 약세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보유 비중은 48.2%로, 2019년 기록한 59%보다 낮아진 상태다.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큰 시장 구조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할 때 지수를 받쳐줄 다른 종목이 충분히 오르지 않으면 지수 전반의 낙폭이 커진다. 하락 종목이 늘면서 지수 연동형 패시브 자금의 매도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외국인 매도의 배경으로는 AI 하드웨어 선호 약화와 차익 실현, 한국 시장의 제한적인 상승 여력 등이 거론됐다. 대만 시장에서도 반도체주 매도가 이어졌고, 키옥시아는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언급됐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가 상당 부분 진행돼 추가 매도 여력이 줄었을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시됐다.
미국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6% 반등하고 마이크론 등 메모리주가 올랐지만 한국 증시로 온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윌슨 전략가는 미국 증시 조정이 막바지에 가까워졌다며 우량주와 실적 개선 종목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비중 확대를 준비할 때라고 봤다. UBS는 AI주 매도를 기업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으로 해석했고, 하워드 막스는 시장이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거품이 임박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견해를 내놨다.